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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인생]100세 한의사ㆍ90세 택시기사…일하는게 건강 비결
노인종합복지관 ( HOMEPAGE ) 작성일 | 2009.06.02 조회수 | 874
[제3의 인생]100세 한의사ㆍ90세 택시기사…일하는게 건강 비결  
(2009. 03. 06 헤럴드경제)


우리에겐 ‘은퇴’ 란 단어는 없다

#1. “진료활동하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서울 강남에서 창생당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윤성혁(99) 옹. 우리 나이로 100세이지만 1954년 서울 돈암동에서 처음 개원한 이래 56년째 진료 일선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1910년 황해도 장연군에서 태어난 그는 1953년부터 한의사로 활동해 온 현역 최고령 한의사다. 진료활동 외에도 성북구 보건소 및 사회복지시설 의료봉사(1988~2004년) 등 다양한 사회봉사활동과 ‘당신도 완전 건강할 수 있다’(1970년), ‘어머님 영전에’(1989년), ‘(속)당신도 완전 건강할 수 있다’(2002년) 등 저술활동도 활발히 해오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임상 54년 학술 세미나를 발표할 정도로 한의학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강하다. 윤 원장은 “아직도 부족하고 배우고 싶은 것이 많이 남아 있다”며 “지금도 진료를 하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며, 앞으로 더욱 한의학 공부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2. 경기 구리시에 사는 90세 한창재 옹. 국내 최고령 택시기사인 그는 매일 오전 7시면 자신의 개인택시를 몰고 집을 나선다. 53년째 계속해 온 일이다. 자식들이 “이젠 집에서 편하게 쉬시라”고 해도 어김없이 하루 12시간가량 일을 한다. 그는 하루에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를 벌어 아내와 같이 먹고 산다. 자식들로부터 용돈을 받아 사는 의존적인 삶을 한사코 거부하는 것이다. 한 옹은 “늙은 사람은 놀면 병이 나고 더 빨리 죽는다”며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고도 매일 일을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3. 일흔이 넘어 한글을 깨우치고 20년 넘게 매일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일과를 정리하는 홍영녀(94) 할머니. 올해 아흔넷의 나이지만 경기 포천의 한 시골마을에서 혼자 농사를 지으며 산다. 자식들이 모시겠다고 해도 막무가내. 자유롭게 일하며 살기 위해서다. 아직 300여평의 텃밭에 채소나 감자 등 농사를 지어 먹을 만큼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일기를 쓰면서 외로움을 극복하는 법도 배웠다. 홍 할머니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변이라도 당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자식들이 걱정하면 “그렇게 죽는 게 차라리 복”이라고 할 정도다.
장수와 건강은 이 세상 모든 이가 희망하는 바다. 장수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비결은 바로 규칙적인 삶이 가능하게 하는 일거리와 적당한 운동. 또한 적지만 일정한 수입은 지속적인 근로의지를 갖게 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는 3428명으로, 하루 평균 9.3명꼴이었다.

노인들의 자살 동기는 첫째가 무직으로 인한 경제적인 빈곤, 둘째는 무기력증과 노인성 질환의 심화, 셋째는 자식들의 무관심으로 요약된다. 대다수 노인들이 자식과 따로 살고 있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혈압과 당뇨, 신경통, 관절염, 심장질환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다.

평생 전업주부로 살며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뒤 고립감으로 불면증과 우울증을 앓던 서울 강동구의 박영희(62) 할머니는 지난해 생애 처음으로 직장을 얻었다. 그는 정신병원에서 ‘일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노동부의 고령자 고용촉진훈련프로그램을 통해 2주간 ‘아기도우미’ 교육을 받고 어린이집에 취업을 했다. 지금은 요리를 좋아하는 자신의 취미도 살리고, 맑고 티 없는 아이들을 돌보며 즐거움을 얻고 있다. 수입은 월 60여만원에 불과하지만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박 할머니는 “일을 함으로써 활력을 얻었고, 이제는 불면증이나 우울증이 사라졌다”며 “삶의 보람도 느끼게 돼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갖지 못한 65세 이상 초고령자의 43%가 고정적인 임금이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50대만 넘어가도 할 수 있는 일자리는 극히 한정돼 있다. 그나마 있는 것도 저임금의 단기직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도 이제 80세에 이를 정도로 점점 늘고 있지만 ‘오륙도’ ‘사오정’이란 유행어에서 읽히듯 직장에서의 정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선진국의 정년이 65세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7~8년 정도가 짧은 평균 57세에 불과하다. 반면 수명은 지난 30년간 15년 정도 늘어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퇴직 후 30~40년간을 직업 없이 살아야 하는 참담한 현실이 문제로 다가온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연금보험 등으로 일정한 노후 수입이 보장된다고 해도 제2의 직업, 나아가 평생 소일거리와 적절한 돈벌이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노인인력개발원 조사에서도 노인들이 일자리를 갖고 싶어하는 이유는 ‘생계비 및 용돈 마련’(73%)이었다.
현재 정부가 시행하는 중고령자 및 노인 취업ㆍ고용지원정책은 연령을 기준으로 보건복지가족부의 ‘노인일자리사업’과 노동부의 ‘고령자고용촉진사업’으로 양분돼 있다. 노동부는 55세 이상, 64세 미만을 ‘고령자’로 규정해 이들의 고용 및 취업과 관련된 업무를 관장하고,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는 복지부가 담당하면서 각각 노동과 복지로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55세 이상 고령자와 노인의 일자리사업이 효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전담 통합기관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주명룡 한국은퇴자협회 회장은 “노인 일자리와 고용, 노사에 관련된 모든 일은 노동부에 일임하고, 저소득 노인의 복지와 관련된 업무는 복지부가 주관해야 한다”며 “전국 16개 시도에 44개의 종합센터와 37개의 일반센터로 구성된 고용지원센터가 마련돼 이를 활성화하면 예산도 절약되고 보다 효율적인 고용정책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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